새누리당의 변신의 끝은 어디일까? 간판만 바꾼 게 아니고 옷 색깔까지 파랑에서 빨강으로 바꿔 국민을 웃겨주니 참 고맙다. (색깔을 어느 정당이 특허낸 게 아닌 이상 독점권을 주장할 수 없겠지만 빨강은 본래 진보신당의 색깔이다)

요즘 정치권 보면 그놈이 그놈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본래 이 말은 이놈이나 저놈이나 다 도둑놈이란 뜻이었다그런데 지금은 정치가 진화해 정책도 이념도 하는 짓거리도 보수와 진보, 여와 야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서로 닮아 있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좋게 되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보수는 경제성장만 외쳐댔다.무상교육 무상복지 주장으로 복지를 외친 건 진보였고 그런 주장을 하는 진보를 두고 현실성없는 무책임한 집 단으로 몰거나 사회주의적 발상으로 나라를 거덜낼 세력이라고 공격했다.그런데 이제 너도나도 복지를 외치고 있어 어느 당이 진짜 진보인지 구별하기 어렵게 되었다.

한나라당을 간판과 색깔만 바꿨다고 조롱할 수 없을 정도로 한나라당이 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공천만 놓고 봐도 한나라당이 민주당보다 잘했다는 여론조사결과가 있다. 정당지지율에서도 민주당은 한 때 한나라당을 크게 앞섰지만 이제 거의 다 까먹어 비슷해졌다.

누구 못지 않게 한나라당을 지겨워하는 입장이지만 한나라당 심판론자들도 이제 지겹다. 정치인들 하는 짓거리 보면 정치에서 대의와 명분 그리고 옳고그름을 따지는 사람은 외계인 취급당할 정도로 실용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실용주의는 본래 이명박의 정체성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실용주의에 관한 한 이명박 심판만 외쳐대는 사람들이 실용주의 원조 이명박 보다 훨씬 더 실용주의적이다. 그리고 하는 짓도 한나라당 뺨치는 게 많다. 통합진보당의 이정희가 대표 선수다. 진보신당은 통합진보당이 있는 야권연대 협상 테이블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는 거짓말을 너무도 천연덕스럽게 했던 그녀가 이제는 경선여론 조사를 조작하는 일까지 감행했다. 상대 후보가 속한 당의 대표와 나란히 찍은 사진을 상대당의 항의도 묵살한 채 선거홍보에 활용하는 꼼수도 썼다. 그가 대표하는 통합진보당은 성추행 전력이 있는 자를 지역구 후보로 내세워 비난을 사고 있다.한나라당을 심판해야 할 이유 중의 하나로 늘 신나게 씹어대던 작태 아닌가?

겉만 붉고 속은 하얀 사과가 겉도 속도 붉은 토마토와 같을 순 없지만 한나라당은 자신에 대한 반성 끝에 그토록 싫어하던 빨강을 자기 색깔로 선택할 정도의 놀라운 변신을 했다.  무슨 짓을 하든 아니 한나라당 보다 더한 짓을 해도 한나라당을 씹기만 하면 정권이 굴러들어 올 것이라고 착각하다간 큰 코 다칠 것이다.상대를 욕하면서 상대를 닮아가고 있는 자신을 성찰할 줄 모르는 심판론은 이미 부메랑이 되고 있지 않은가?

 

 

Posted by 비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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