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조선일보가 떨고 있다.
 애들 공짜로 밥먹이자는 소리가 그렇게 겁나는가?
외고폐지하자는 주장도, 조중동 불매하자는 얘기도 아닌 데 왜 그러는가?
어차피 초 중등까지 의무교육하고 있는 데 까짓 것 밥 좀 그냥 먹인다고 나라 거들 나기야 하겠는가?

  어제 「‘원희룡+노회찬’ 좌파연대에 갇힌 김문수」라는 제목의 글을
내 블로그에  올렸는 데 공교롭게도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여야를 초월한 무상급식연대를 제안했다는
기사가  레디앙에 떴다.
‘무상급식과 복지에 관한 한 보편적 복지를 약속하는 원희룡과 노회찬 사이에 정책연대를 해도 조금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다’라고 썼지만 실제로 연대해야 한다는 주장은 아니었다. 주장하는 정책에 유사점이 있다고 해서 이념이 다른 정당간에 연대를 한다는 생각은 상식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여야를 초월한 연대를 제안하고 나섰다. 참 재미있는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조선일보가 심히 걱정되는 모양이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그들의 걱정을  다음과 같이 토로하고 있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저소득층 자녀에게만 하던 무상(無償)급식 대상을 연 6600억원 예산으로 2014년부터는 도내 139만명 전 초·중학생에게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문제가 심각한 것은 6월 지방선거에 광역시장·지사로 출마하겠다는 정치인들이 여·야 불문(不問)하고 무상급식 아이디어에 맞장구를 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지사에 나오겠다는 민주당 김진표·이종걸 의원과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 등도 당선되면 학교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고 하고 있다.
무상급식 다음엔 공납금 공짜 공약, 외고·자사고 폐지 공약, 대학입시 추첨제 공약이 차례차례 또는 한꺼번에 등장할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국민에게 아첨하지 않겠다는 진짜 정치인은 이 나라에 없다. 아첨꾼 정치인들은 불평등과 빈부격차라는 사회의 그늘을 비집고 독(毒)버섯 돋아나듯 돋아난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 아니 이해해야 한다.
조선일보가 걱정하는 것은 무상급식자체가 아니라 무상급식 다음에 벌어질 사태다. 공납금 공짜 공약, 외고 자사고 폐지 공약, 대학입시 추첨제 공약 그리고 불평등과 빈부격차라는 사회의 그늘을 비집고 독버섯 돋아나듯 돋아날 아첨꾼 정치인들의 문제다.
무상급식 자체는 조선일보 돈으로 하라는 것이  아니니 조선일보가 흥분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무상급식 다음에 올거라고 걱정하는 사태는 조선일보의 장사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외고와 대학입시 그리고 국민에 아첨하는 정치꾼은 조선일보의 장사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외고폐지문제로 시끄러웠던 작년의 10월 26일자 오마이 뉴스는 조중동이 '외고 폐지를  반대하는 진짜 이유'를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사실 조중동은 외고 문제에 있어 지난 정부에서는 계속적인 확대를 주장했고, 지금은 폐지 반대를 외치는 점에서 일관성이 있다. 그러나 단순히 그들이 교육의 수월성, 아니  글로벌인재 양성에 기여했다는 긍정성 때문에 외고 폐지를 반대한다고 생각하는 순진한 국민은 없어 보인다.
26일자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에서 조중동 보수신문이 모두 자회사 또는 신문 섹션을 통하여 특목고 대비 강좌를 하고 있거나 이런 과정들을 홍보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기사에 의하면, 조선일보는 자회사인 '맛있는 공부'와 (주)조선일보교육미디어 등을 통하여, 동아일보는 동아일보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와 디유넷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교육포털사이트 '이지스터디'를 통해, 중앙일보는 자사 홈페이지에 특목고 특강과 외고대비 파이널 등의 유료 온라인 강좌를 서비스하고 있다.
프레시안은 기사에서 "세 신문사가 일제히 자회사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교육 사업에 뛰어든 것은 '사교육 시장'을 통해 이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한다"라고 밝혀 조중동이 외고 폐지를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돈벌이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결론적으로 외고 폐지의 주무부서인 교과부의 장관이 외고 폐지 문제에 시큰둥한 것은 그 자신이 외고를 설립하고 성장시킨 것을 최대의 치적으로 생각하는 개인적 처지 때문이고, 외고 교장들은 부실한 재정 때문에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하고 싶어도 기준 미달인 현실적 처지 때문이고, 마지막으로 조중동 보수언론이 외고 폐지를 반대하고 나서는 것도 알고 보면 자회사와 섹션 등을 통한 돈벌이 때문이라는 의혹을 떨칠 수가 없다.
모두 자신들이 처해 있는 개인적 위치에서 외고 폐지 문제를 바라보고 있으니 이래서야 백년지대계가 바로 설 수 있겠는가? 그들의 대오각성을 촉구한다."

외고와 대학입시가 없어지면 조선일보의 장사가 재미없어진다는 연관성을 전에는 몰랐다.
 
다음은 국민에 아첨하는 정치꾼의 문제다.

불평등과 빈부격차라는 사회의 그늘을 해소하려는 뜻을 가진 정치인을 조선일보는 아첨 정치꾼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런 정치인이야 말로 제대로 된 정치인이라고 본다.
선거가 끝나면 국민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정치인들이니 선거때에라도 국민에게 아부하는 척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국민들의 땀배인 돈으로 그저 먹고사는 사람들이라면 그 정도는 해야지.
왜냐하면 여태까지 우리는 국민을 꼬시고 능멸하고 짓밟는 정치인은 봤어도 아첨하는 정치인은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민주국가에서 국민을 섬기는 것은 당연하고 그 섬김의 극단이 아첨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국민에게 아첨하는 정치인이 정말로 필요하다.

문제는 국민에게 아첨하지 않겠다는 정치인이 없는 게 아니라 국민에게 아첨하겠다는 진짜 정치인이 없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불평등과 빈부격차라는 사회의 그늘을 비집고 돋아나는’ 정치인을 독버섯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불평등과 빈부격차라는 사회의 그늘에서 돋아나는 정치인이야말로 진정한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무상급식 문제는 정당을 초월하여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공동으로 관철시켜야 할 과제”라며 “여야를 초월한 무상급식연대”를 제안한 노회찬 같은 정치인이야 말로 한국정치의 희망이다. 돈없는 아이도 밥은 먹여야 한다는 데에 여야 보혁이 따로 있을 이유가 없다.
조선일보야 배가 아프겠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이제 삶이 고단한 국민들이 바라는 정치 좀 해봐라.  


 

 

 

Posted by 비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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