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한나라 선거연합만아니라 정치관련 제도의 민주적 개혁연합에 나서라. 

나는 한나라당 텃밭인 경남 마산의 한 시의원 선거구에서 주민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 농업인을 시의원후보로 추대하여 당선시키고자 노심초사하고 있는 ‘더불어사는 내고장 운동본부’의 회원이다.

우리 지역에는 소각장, 골프장, 레미콘 공장, 조선기자재 공장(수정만 stx)등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으로 주민들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고 어떤 곳에서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이 고통의 세월을 사는 동안 이 지역 한나라당 출신 시의원들이 주민의 편에 서서 말한마디라도 거들어주는 꼴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무소속 후보를 내세워 개발행정위주로 치달을 게 뻔한 한나라당의 시정에 맞서기로 하고 한사코 사양하는 분을 겨우 설득하여 승낙을 받아내고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한나라당 텃밭에서 무모한 도전을 하기로 한 셈이다.

그런데 우리들의 여러 걱정 중 하나가 기호에 관한 것이다. 60세 이상의 어르신이 대부분인 농촌에서 투표용지 하나에 여섯번이나 기표를 해야 하는 데 자기가 마음먹은 후보를 제대로 골라내 기표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연세가 많아 한글을 알아도 혼란스러울 수 있는 데 글을 아예 모르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한나라당의 기호인 1번에 좍 0표하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현재의 경남도 교육감은 기호 덕에 당선되었다고 사람들은 공공연히 말하고 다닌다.

‘우리를 지지하고자 하는 분들이 과연 우리 후보를 골라내 기표를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까지 하면서 우리는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

‘기호를 추첨해서 해야 공평한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던 차에 마침 참여연대가 정당기호 폐지 등 여러 정치관련 제도개혁을 요구하는 청원안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제출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이 글을 쓴다.

반한나라 선거연합을 말하기 전에 선거제도 개혁투쟁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여러군데에 올렸던 나로서는 참여연대의 이런 청원안 제출 소식이 반갑다.

성사가 되든 안되든 노력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 아닌가?

시기가 좀 늦은 감은 있지만 환영한다.

한나라당의 독주를 문제 삼으면서 야권연대를 외치고 있는 정당들은 1 대 1 대결구도가 안되면 이기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기 전에 한나라당과 민주당 양당구조를 고착시켜온 정치관계법, 그 중에서도 선거관계법의 민주적 개혁을 위한 정치연합에 먼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참여연대가 제기하고 있는 것 중에서 정당기호폐지와 비례대표 확대는 민주주의 진전을 위해 아주 절실하다.

비례대표가 확대되면 한나라당 의석이 저절로 줄어들고, 광역단체장만이라도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면 야권후보 단일화가 저절로 이루어지는 데 이런 방향의 제도개혁은 외면하고 선거연합만 외치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딱하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활동기간이 2월까지 연장되었다고 하니 지금부터라도 선거법 개정연합에 반한나라 세력이 나서 주었으면 하고 바란다.

그리하여 마산의 변두리 농촌지역 한나라당 텃밭에서 분투하고 있는 우리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으면 한다.

    





Posted by 비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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