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권을 교체하는 것만으로는 절대로 민주주의가 안 된다는 것을 민주당이 잘 보여주고 있다.

자신들에게 정권을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는 당이 민주당이다.
그리고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민주당의 이런 주장에 무조건 찬성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의 극악함에 얼마나 치를 떨고 있으면 이럴까 싶을 정도로 정권교체 주장은 강력하다.
 앞문으로 호랑이를 쫓아내도 뒷문에서 늑대가 들어오면 무슨 소용이냐는 소리를 했다가는 매맞을 기세다.
너무도 오랜 세월을 최악보다는 차악이 낫지 않느냐는 현실주의의 위력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며 살아온 나같은 사람은 ‘아직도?’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국민의 의사가 권력배분에 정확히 반영되는 선거제도 없이 대의제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네덜란드나 이스라엘은 각 정당의 정책과 정당의 후보가 등록된 명부를 보고 지지할 정당을 선택한다.
지역구 후보는 없다. 당연히 각 정당은 획득한 지지율 비례로 의석을 나눈다. 얼마나 합리적인가?
우리나라처럼 지역구 후보들이 유권자들을 만나러 상가나 시장통 등으로 돌아다닐 필요가 없다.
상가 혼가 각종 행사장 등을 돌아다니며 얼굴을 알릴 필요도 없다. 후보자나 유권자 양자간에 참 불편하고 번거로운 일이다.
조직관리를 위한 돈도 필요없다. 당이 추구하는 가치나 정책을 잘 알릴 수 있는 사람이 언론에 나와 유권자의 마음을 얻으면 얻은 만큼 권력을 위임받는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정책선거가 될 수 밖에 없다. 한국의 지역할거주의 정치를 그토록 염려하고 개탄하는 사람들의 걱정이 일거에 해결된다.
지역구와 비례에서 반반씩을 뽑지만 총의석을 정당이 얻은 정당득표 비례로 배분하고 각당은 자신에게 배정된 총의석 중 지역구 의석을 제외한 나머지를 비례의석으로 배분받는 독일식도 의석을 정당에 대한 지지율대로 나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이나 네덜란드와 비슷하다.

이런 좋은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들이 있음을 잘 알면서 선거제도 개혁을 할 생각은 않고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는 꼴은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 꼭 같다.
어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합의했다고 알려진 일본식 석패율제도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거물 정치인들이 상대당의 텃밭에 출전해서 낙선해도 석패율 제도로 살아오겠다는 꼼수다.
 여전히 그들은 국민을 자신들의 꼼수를 읽어낼 수 없는 멍청이 취급하고 있다.
 지역주의 타파라는 노무현의 깃발을 들고 사지로 달려나가는 철지난 쇼를 가지고 국민을 기만하려 해서는 안된다. 민주주의 정신에 역행하는 현재의 선거법 개정에 나섬으로써 ‘국민을 두려워 합니다. 이제 정말 대의제 민주주의가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는 제도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약속해야 한다.
 선거법을 이렇게 바꾸는 것이 갖는 혁명성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한나라당이야 도저히 받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 보고 하는 말이다. 그들이 정말로 국민의 염원을 받들기 위해 정권을 잡고자 한다고 말하려면 다른 말이 필요없다. 선거제도 개혁에 나서라. 정당명부비례 대표제, 대통령이나 단체장 선거에서의 결선투표제 도입, 후보등록에 따른 기탁금제 폐지, 그리고 각종 선거운동의 자유를 막고 있는 악법의 철폐도 해야 한다.
이렇게 제도를 바꾸면 정체성이 다른 정당들이 어색하게 통합할 필요도 없고 후보단일화 압박에 몰려 출마조차 못하는 당사자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과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 그리고 민주당에 대한 지지여부와 상관없이 어떻게 해서라도 정권교체를 하는 것이 개혁이고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묻고자 한다.
돈봉투 건이 터지자 정당 내부 선거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고 경비도 세금으로 충당하는 법을 한나라당과 합의했다고 한다.
민주당도 혐의를 받고 있는 돈봉투 사건이 이런 식으로 결과되다니 이상하지 않은가? 거기다 일본식 석패율제 도입도 한나라당과 합의했다고 한다. 민주당이 계속 이런 식으로 나갈 경우에도 다음 정권이 민주당 정권이어야 한다며 야권연대와 단일화란 무기를 들고 다른 정당들을 압박할 것인가?
 
Posted by 비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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