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할 백지화 발표로 세상이 시끄럽다.
마산에 살고 있는 나는 김해 공항이 있는 데 왜 또다른 공항을 만들어야 하는지 이유를 잘모른다.
외국에 나갈 일이 많은 사람들은 많이 불편한 모양이고 기업하는 사람들은 운송비가 많이 들어서 새로운 공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모양이다.
국가가 이런 사람들의 요구에도  귀기울여야 한다는 데 대해서 반대하지 않는다.
그런데 국가는 모든 사람들의 모든 요구를 다 들어줄 수는 없다.
돈도 생각해야 하고 한정된 돈을 어디에 먼저 써야 할지도 따져봐야 한다.
10조원 가까운 돈을 들여야 할 이 사업을 지금 시작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이 생각에 공감한다.
외국에 나갈 일이 거의 없고 기업을 하는 것도 아닌 평범한 사람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하지만 영남에는 나같은 사람이 대부분 아닐까?
언론은 영남 사람들이 온통 신공항 백지화에 분노하는 것처럼 전하고 있는 데 이건 아니다 싶다.
하기사 잘나가는 사람들의 생각이 언제나 국민들의 생각이고 잘나가는 사람들의 이익이 국익으로 둔갑되는 세상이니 잘나가는 사람들의 분노가 영남인들의 분노로 해석되는 건 당연한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신공항 백지화에 대해 국민과의 약속을 어겼다며 흥분하고 분노하는 것에 대해서는 짚어야 할 필요가 있다.
상호간의 약속을 사전 합의 없이 지키지 않는 사람은 욕들어 마땅하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선언한 정치인의 공약은 다르다.
표를 노린 공약들이 다 지켜진다면 온나라가 만신창이가 되고 나라가 거들날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안다.
그래서 공약이 이행되지 못하도록 싸우는 경우도 있지 않았던가?
한반도 대운하 공약이 그것이다.
많은 반대론자들의 주장대로 추진해서는 안될 타당성이 있다면 대통령의 공약 위반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한다.
국민과의 약속을 어겼다며 신뢰 문제로 몰아갈 것이 아니다. 표를 노리고 해서는 안 될 공약을 한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사기행위이므로 사기죄로 단죄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을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하는 것은 틀린 말이다.
영남권 사람들 중에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희망한 사람이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영남인 대부분이나 국민일반이 신공항 건설을 요구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다.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과의 약속을 어긴 게 아니고 자신이 일방적으로 내건 정책공약을 파기한 것이다.
잘못된 공약도 공약이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는 논리가 상식이 되면 대한민국은 정치인들 때문에 망하고 말 것이다.
잘 못된 공약은 공약을 한 당사자가 파기하지 않으면 국민의 힘으로 파기시키는 것이 맞다.
진보신당이 신공항 백지화를 잘 한 일로 평가한 것은 용기있는 태도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신공항 좌절에 울분을 삭이지 못하는 영남권 유권자들을 염두에 둔다면 누구도 감히 신공항 백지화를 잘 한일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아닌가?
한번도 한나라당이나 한나라당 대통령를 지지한 적이 없는, 영남에 살고 있는 내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 잘 했다고 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아닐까 싶다.
토목 건설족과 토호의 이익을 영남인의 이익으로 둔갑시켜 재미보려 했던 사람들의 좌절과 큰 상심에 깊은 위로를 보낸다.

 

Posted by 비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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