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에 참여하고자 국민 앞에 선 정치인에 대해 제일 먼저 물어야 할 것이 정치철학이다. 표를 얻어야 무대에 오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정치지망생이라면 누구나 무슨 말을 해야 표가 될지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정치를 사익을 추구하기 위한 방편으로 삼는다고 비판받는 보수정치인뿐만 아니라 공익을 우선한다는 진보정치인에게도 해당된다. 따라서 정치인들이 하는 말이나 공약만을 기준으로 그 정치인을 판단했다가는 후회하기 쉽다. 선거가 끝나면 흔히 들을 수 있는 말대로 손가락을 잘라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정치인은 그가 소속한 정당이 추구하는 이념이나 사상 가치지향과 묶어서 판단해야 제대로 알 수 있다. 그렇게 보았을 때 박근혜는 어떤 정치인일까 

마음을 정치로 풀어낼 수 없는 박근혜의 한계 

아무리 천사표 정치인일지라도 악마의 당을 만나면 천사가 될 수 없다, ‘, 우리 엄마처럼 어질고 따뜻한 사람입니다. 알고 보면 착한 사람이예요박근혜가 자신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 적은 없지만 그가 이런저런 자리에서 한 말들을 종합해 보면 박근혜는 자신이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것 같다.

박근혜는 2009년 육영수 여사의 84세 탄신제 자리에서 육 여사가 생전에 무궁화로 수를 놓아 만든 대한민국 지도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 작품을 볼 때마다 어머니께서 이 땅에 대해 가지셨던 애정이 느껴진다면서 어느 지역 할 것 없이 전국 방방곡곡 모든 국민이 행복하게 살기 바라셨던 마음이라고 밝혔. 이어 어머니께서 그러셨듯이 그렇게 소외된 사람 없이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 저와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이 어머니께 드릴 수 있는 생신 선물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는 마지막으로 어머니께서는 저에게 절실해야 한다. 절실히 느끼면 알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면서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더욱 더 절실해진다면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을 모았으면 한다며 인사말을 마쳤다.(2009-11-29, 매일경제신문)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후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습니다. 국민모두가 행복한 국민행복국가를 만들겠습니다고 한 약속은 이미 이 자리에서 시작되었다. 또 복지 논쟁과 관련 왜 모든 것을 돈으로만 보고 생각하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팬클럽 근혜천사주최로 열린 바자회에 참석해 “(복지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사회적 관심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요즘 복지에 대해 논의가 많지 않으냐복지에는 돈이 필요하고, 돈이 많을수록 보다 많은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지만 왜 모든 것을 돈으로만 보고 생각하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따뜻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 먼저라며 그 다음에 상황과 능력에 맞게,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일이라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폴리뉴스, 2011.1.23.)

그는 소외된 사람없이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돈으로만 생각하면 안된다. 따뜻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 먼저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마음이 있으면 일을 하는 데 필요한 돈을 마련할 방도를 생각하지만 마음이 없으면 돈이 남아돌아도 돈타령만 하기 마련이다. 표를 얻기 위해 궁리해 낸 정책은 실천되기 어렵지만 마음에서 우러난 정책은 실천되어 사람들의 삶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법이다 

이 광요 전 싱가폴 수상의 다음과 같은 집권초기 일화가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이광요 수상이 무슨 일로 부하직원의 집을 방문했다가 집 앞에서 울고 있는 꼬마를 발견했다. 아이에게 왜 우느냐고 묻자, ‘자전거를 누군가 훔쳤다고 했다. 어쩌다 자전거를 도둑맞았을까 하는 수상의 궁금증은 집안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풀렸다. 집이 너무 좁아 세발 자전거를 둘만한 공간이 없었던 거다. 이 일을 계기로 수상은 주택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이 살기좋은 나라, 경쟁력있는 나라를 만드는 요소라는 것을 실감했다. 수상은 곧바로 주택청을 신설, 공무원들이 집걱정 없이 업무에 집중하도록 다양한 형태의 임대주택을 건설해 주거문제를 해결했다. 여러 민족으로 이뤄져 분열가능성이 높았던 싱가폴을 주택의 적절한 공급으로 통합하는 데도 성공했다. 좁은 국토에 많은 인구가 살고 외부수요가 많은 싱가폴에 주택문제가 없는 이유다. 좋은 제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건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그걸 실천하려는 책임있는 당국자의 의지와 열정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싱가폴과 홍콩의 주거복지 정책- 아름다운 도시/인테리어2007.01.24

http://cafe.naver.com. anaema/1544 

싱가폴 주택정책의 기조와 목표 

1. 주택정책의 기조

1)싱가폴과 같이 가용토지가 적은 나라에서 주택시장을 민간에 맡길 경우 저소득층의 부담이 과중하게 된다.

2)국민주거 수준의 향상은 국가안정과 부의 증진을 가져온다.

3)저렴한 분양가와 임대료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여 저소득층의 생계비의 안정을 가져온 다

2.주택정책의 목표(1980년 국토개발연구원 인용자료)

1)공공 주택 분양 가격은 구입자의 2년 연평균소득보다 낮게 한다.

2)공공주택 분양가격은 건축비보다 낮게 한다.

3)그 차액은 정부가 예산에서 보전해 준다.

4)저소득층의 소득에 비례하는 임대료를 납부하게 한다.(応能応益 원칙)

 

또 하나의 좋은 예를 쿠바에서 찾을 수 있다. 쿠바혁명의 지도자 체게바라는 이런 말을 했다.

한 사람의 목숨은 전 지구상에서 가장 부자인 사람의 전 재산보다 100만배는 더 가치가 있다.’ 체게바라만 이런 생각을 했겠는가? 그의 혁명동지들은 다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오늘날 쿠바국민들은 쿠바에서는 고칠 수 있는 병으로 죽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지난 50년 동안 사회주의 쿠바가 이룬 성취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쿠바는 라틴 아메리카 대륙에서 의료, 교육부문에서는 제 1위 국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쿠바에서는 거리에서 구걸하거나 학교를 못가는 아이들, 치료할 수 있는 병으로 죽는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이것은 몇가지 통계만으로도 금세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의료분야의 성취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쿠바 전체 인구 1100만 명에서 의사 수는 67천 명으로 인구 170명당 한 명에 해당합니다. 반면 한국의 의사 수는 588명 당 한 명(2003년 기준)에 불과합니다. 쿠바는 이처럼 풍부한 의사 인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의료보장 체제를 구축하였습니다. 모든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아주 체계적인 의료제도를 갖춘 것입니다. 의료서비스는 모두 무상으로 제공되고, 약값의 경우 정부 보조금 지원으로 저렴하게 공급되고 있습니다. 쿠바 의료서비스에서 제외되는 질병은 없습니다. 단순 두통에서 에이즈, 장기이식, 심지어 성형수술도 모두 무료서비스 대상입니다. 강력한 의료보장제도의 효과는 국제기구의 통계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쿠바의 기대수명(77.6)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캐나다, 미국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고 유아사망률 통계는 캐나다에 이어 2위로 천 명 중 5명만이 사망합니다.  교육관련 지표도 좋습니다. 교사 수는 1100만 명 중 22만 명으로 인구 50명 당 한 명 꼴입니다. 쿠바보다 인구가 4배 이상 많은 한국의 교사 수가 쿠바의 2.5배가 못 되는 총 51만 명인 걸 감안하면 얼마나 교사가 많은지 알 수 있습니다 쿠바의 청소년들은 모두 실질적으로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중등과정(한국의 고등학교 과정)까지 모두 의무적으로 다녀야 하는 보통교육이며 원하면 대학에 진학할 수 있습니다. 라틴아메리카 대륙 전체의 평균 교육 연수가 5.2, 즉 초등과정에 해당하는 6년도 안되는 것을 고려하면 12년의 의무보통교육 수준은 아주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모든 교육이 무상으로 이뤄지며 교과서도 모두 무상으로 제공 됩니다.  쿠바 법에 따르면 학교에서 공부할 권리는 아이들의 고유한 권리이므로 보호자는 반드시 이를 준수해야 하며 이를 어길 시 아동 보호의 의무를 어긴 죄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특수 아동도 교육의 권리는 완벽하게 보장됩니다. 6만 명의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특수학교에 입학해 정규 수업은 물론이고 정신치료, 물리요법등의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받습니다.  또한 쿠바는 굶어죽는 빈민도, 노숙자도 없습니다. 소득 최하위 20%를 위한 강력한 사회적 지원 네트워크를 갖추어 소득 하위 가정에게 생활보조비, 식료품과 의류는 물론이고 가구류까지 제공합니다. 라틴아메리카 어디를 가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거리의 아이들도 단 한명도 없습니다. 멕시코 시티 거리에는 오렌지 혹은 레몬을 돌리는 재주로 구걸하는 아이들, 자동차의 앞 유리를 닦아주며 손을 내미는 아이들이 무려 459천명(12~14)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이 만약 쿠바에서 태어났다면 집, 먹을거리, 의학적 치료는 물론이고 대학까지의 교육서비스도 모두 제공됩니다. 고아들, 수감자의 자녀들, 정신적 질병을 가진 부모의 자녀들 등 아주 취약한 아동들도 마찬가지 서비스를 제공받습니다."(박정훈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 라틴아메리카 전문기자

쿠바가 이런 나라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쿠바를 이끈 지도자들의 마음이 오늘날의 쿠바에 녹아있어 가능해진 모습이다.

박근혜의 마음도 이광요나 체게바라의 마음과 별로 큰 차이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한나라당이 간판을 새누리당으로 바꿔달면서 개정한 정강정책에 보면 국민 모두가 행복한 국민행복 국가를 만들겠다고 하는 데 여기에는 박근혜의 마음이 담겨 있다. 박근혜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비친 그의 인상은 육영수 여사처럼 온화하고 자애로운 어머니임에 틀림없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에게는 특히 그럴 것이다. 그를 마음이 따뜻하고 착한 사람이라고 인정해 주지 못할 이유가 없다. 정치적 입장이 때로 냉혹해 보인다고 해서 인간자체가 냉혹한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하지만 마음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실천으로 그 마음에 부합되는 정치를 보여주지 못하면 좋은 마음은 위선이 된다. 박근혜는 좋은 이야기를 참 많이 했는 데 그가 하는 정치가 자신의 말과 일치되지 않아 진정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우리 경제가 위기감에 휩싸였을 때 박근혜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행한 연설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현 위기는 민간부문이 이익의 극대화에만 치우쳐 사회의 공동선을 경시해서 발생했다, 앞으론 주주의 이익과 공동체의 이익을 조화시켜 더 높은 기업 윤리를 창달해야 한다, 경제 발전의 최종 목표는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공동체의 행복 공유에 맞춰져야 한다, 이번 경제위기가 시장과 감독의 불일치에서 비롯됐듯이 감독의 사각지대가 있어선 안 될 것이며 정부는 시장경제가 작동하는 과정에 문제가 될 소지를 미연에 방지하는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박근혜가 말한 민간부문은 수출대기업, 재벌이고 공동선을 경시했다는 말은 민간부문 즉 기업이 경제성장의 과실을 독식했다는 말이다. 이것을 진보적 화법으로 표현하면 자본가들이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민중을 수탈함으로써 빈부격차와 양극화가 심화되었고 그 결과 국가 공동체가 위기에 몰렸다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그는 경제성장의 목표는 온 국민이 그 혜택을 공유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시장에 대한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다. 박근혜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한나라당에 많이 있다.

금융위기를 발생시킨 당사자는 별 피해를 입지 않고 서민과 국민들이 피해를 입기 때문에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홍준표) 

위기에 따른 부담은 공공(국민에게)으로 넘기고, 이익은 사유하는 것 때문에 국민들이 부의 정당성과 금융기관 등 자본주의에 분노하고 있다”(원희룡)

전 세계적으로 열병같이 번지는 시위는 영·미식 자본주의 모델의 모순과 불평등을 향한 다수 시민들의 항거다, 우리도 저축은행 사태, 비정규직, 빈부격차, 청년실업 문제 등으로 이미 불만이 누적돼 있다, 정치의 본질에 해당하는 문제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볼 수 없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이 선제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유승민 의원)

유승민 의원은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재벌개혁의 필요성과 비정규직 문제 등을 지적하면서 성장의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는 경제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성장의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는 경제시스템을 도입해 자본주의 모델의 모순과 불평등을 향한 시민들의 항거를 잠재워야 한나라당이 살 수 있다고 유의원은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유승민 의원은 성장의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에 위기가 왔고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한나라당이 살아남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자체도 위태롭다고 말하고 있다.

박근혜를 비롯한 한나라당 인사들의 이런 인식과 대응 방향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로 이어지고 있다. 

재벌 개혁론자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의 핵심 인물인 김종인은 "한나라당은 이미 정당의 존재가치를 잃어버린 상황인 만큼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한나라당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도록 시도해보기 위해 비대위에 참여했다, 이제는 한나라당이 창조적 변화와 정당 변화를 하지 않으면 나라가 혼란스러운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정부 통계만 보아도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자신을 하층민이라고 생각하고, 60%는 희망이 없다고 이야기하는데 그런 국민을 데리고 어떻게 나라를 정상적으로 이끌 수 있겠는가? 그런 국민들의 희망과 삶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침내 한나라당 비대위는 재벌 개혁 카드를 꺼내들었다. 재벌 개혁론자인 김종인 비대위원을 중심으로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 · 재벌 계열사가 자산의 일정범위 이상을 다른 회사에 출자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제도) 부활, 금융 · 산업자본 분리 강화, 법인세 최고구간 신설 등 강력한 처방이 거론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 폐기 선언, 재벌과 정치권의 연결고리를 단절하는 제도적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신자유주의나 시장 만능주의적 요소를 빼고 재벌 개혁 등 상생발전의 가치를 넣은 정강정책도 채택했다.

한나라당의 창조적 파괴를 이끄는 선봉장은 김종인 비대위원이다. 김 위원은 재벌 개혁은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재벌 개혁은 대통령 마음먹기에 따라 6개월이면 가능하다고 한다. 김 위원은 현 정부의 금산 분리 완화 시도와 재벌의 은행 소유를 비판해왔다. 2005년 민주당 의원 시절 그는 당시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과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발의했다. 비즈니스 프렌들리 폐기, 경제계 인사의 입각 금지, 재벌 인사 공천 금지 등도 김종인이 추진하고 싶은 것이다. 

박근혜가 제시하는 국민행복 국가는 가능할 것인가? 

이상에서 보듯 한나라당 인사들은 자본가 특히 재벌들의 탐욕과 이기주의가 경제위기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며 자본주의에 대해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인식까지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인식의 결과로 재벌개혁의 필요성과 비정규직 문제 등을 지적하면서 성장의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는 경제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유승민)거나 대기업들이 자율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 강제적으로 동반성장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정운찬).

우리 경제에 위기가 닥친 것은 자본의 탐욕과 자본에 대한 정부의 감시 감독이 부실한 데서 기인했고 따라서 시장에 강력하게 개입해서 동반성장을 이루어야 한다는 진단이다. 박근혜의 한 자문교수는 박위원장은 자본주의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국민개개인이 자아실현을 이루는 행복한 사회를 완성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현재의 자본주의의 모습을 개선, 시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며 그래야 자본주의라는 수단 역시 지속가능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동아일보 2011.12.29.) 한다. 또 한 측근은 정부가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이나 약자를 보듬는 역할, 시장에 대한 감시 감독 역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한다. 그렇다면 박근혜는 재벌을 개혁하고 성장의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는 경제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을까?

새누리 비례대표 명단 보니, 경제민주화 '헛말'(2012. 3. 20. 프레시안/박세열 기자)

“ 20발표새누리당 비례대표 명단을 분석한 결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주장한 '경제 민주화' 관련 인사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말들이 나올 정도로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연관된 인사들도 다수 포함됐다.20번까지 당선권으로 볼 수 있을 때, 먼저 10번을 받은 이만우 고려대 경제학교수가 눈에 띈다. 이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후배로, 이 대통령의 대선 경선 캠프에 참여했던 인사다. 법인세 인하,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금산분리 완화 등을 주장하는 전형적인 시장주의자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 등이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경제 민주화'와 거리가 먼 인물이다. 13번을 받은 김현숙 숭실대 교수는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논란을 빚었던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공기업 민영화의 논리를 제공했던 인사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민영화 사례를 연구했던 김 교수는 이명박 정부 초기 공기업선진화추진위원회가 공기업에 '낙하산 인사'를 투여하고 인천국제공항 등 민영화를 적극 추진할 당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의 공기업 민영화는 부작용보다는 긍정적인 부분이 많았다"면서 "모든 공기업들을 대상으로 민영화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적극 찬성 입장을 밝혔다.

12번에 배정된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는 17대 대선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위원장의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 공약을 만든 주역이다. 역시 보수적인 시장주의자로 박 위원장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발족을 주도한 인사다. 박 위원장이 주변에 있는 보수 경제학자들과 여전히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새누리당, ‘경제 민주화를 더 이상 거론 마라

김종인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결국 물러났다. 김 위원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 의지 미약과 4·11 총선 공천 과정에서 드러난 인적쇄신 미비 등을 사퇴의 변으로 들었다. 새누리당과 박 위원장에게 경제 민주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실천 의지가 보이지 않아 물러난다는 뜻이다. ‘재벌개혁의 전도사로서 새누리당의 정강·정책에 경제 민주화를 도입한 그로서는 불가피한 퇴진이었을 것으로 본다. 그의 퇴진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가 이미 지적했듯이 새누리당 공천은 경제 민주화정신을 철저하리만치 외면했다. 비례대표 안정권에 배정된 경제학자들은 신자유주의 정책인 ‘MB 노믹스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 입안자들이고, 지역구 공천도 감세나 복지 포퓰리즘론을 펴온 보수 경제통들이 차지했다. 새누리당은 그간 김종인 효과를 톡톡히 봤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예전의 한나라당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고, 구태도 털어내는 듯했다. 그러나 결국 실패했다. 새누리당에는 어쩔 수 없이 ‘1% 정당한나라당의 피가 흐른다는 사실만 확인시켜주었다.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고 있었던 셈이다. 이제 새누리당에서 경제 민주화는 구호로만 남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누리당은 경제 민주화를 더 이상 모독해서는 안된다. 재벌 개혁, 99% 서민의 세상, 복지 등의 구호 역시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2012.3.22. 경향신문 [사설]) 

박근혜의 마음은 따뜻할지 몰라도 자신의 관심사(대선)나 소속의원들의 탈당러시에 대한 염려 때문에 국민이 변화를 느낄 만한 쇄신을 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박근혜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내에서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처럼 마음과 실제가 따로 놀 가능성이 더 높다. 한국의 재벌은 정부에 의해 통제될 만큼 만만한 존재가 아니고 박근혜도 자신의 욕심을 버릴만큼의 천사는 아니기 때문이다.

 

Posted by 비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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