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사람 좀 죽이지 마라 

비관 자살 소식이 다시 들리고 있습니다. 작년 한 해 1만 2,858명이 삶을 비관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합니다.(12월 30일자 도민일보 5면 기사 참조).

우리 지역에서도 21일 창원의 한 모텔에서 35세의 ㄴ씨가 직장을 잃고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던 중 목을 매고 죽었답니다. 24일에는 50세의 여자분이 우울증 끝에 목을 매고 죽었고, 25일에는 폐암을 앓고 있던 52세의 ㄷ씨가 견디기 어려운 고통과 스스로 처지를 비관해 목을 매고 죽었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용산 참사는 그 죽음의 참혹상과 공권력으로 일컬어지는 경찰이 시민을 참혹한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정치성 때문에 온 국민의 관심이라도 받고 있지만 생활고로 인한 이런 죽음들은 누구의 관심도, 주목도 받지 못한 채 겨우 신문기사 몇 줄의 기억으로 남아야 합니다.

어떻게 죽었느냐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이 소중한 것이라면 어떻게 죽든 죽음은 슬픈 일이고 아픈 것이라는 말이지요.

한 해에 12,000명도 더 되는 사람이 생활고로 죽는다는 것은, 2,000명도 더 되는 시민이 살해되었다(당시 그런 말이 돌았다)는 80년 광주가 한 해에 여섯 번 더 일어나고 있다는 말과 다를 바 없습니다(참혹하게 죽지 않아도 죽음은 죽음이라는 뜻에서).

도민일보 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자살률 1위랍니다. 국민 100명 중 7.2명이 자살 충동을 느꼈고, 그 원인은 경제적 어려움이 36.7%, 외로움과 고독 14.4%, 질환, 장애 12.8% 순이라는 군요(통계층 자료 근거)

경제 살리기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던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압도적 지지로 당선될 수 있었던 사정이 여기서도 읽힙니다.

그런데 생활고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고 통계청의 조사결과는 말하고 있습니다(2007년 10만 명당 24.8명에서 2008년에는 26명으로 증가하여 1997년 13명에 비해 10년새 두배 증가).

경제성장 만능론자들이 통치해온 나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무얼 의미하는 것입니까?

말과 속내가 다르다는 것 아닙니까? 경제가 성장해도 그 성장의 과실을 재벌이나 대기업, 부동산 부자들이 독식해버리면 일반 국민들은 쪽박을 찰 수 밖에 없다는 의미이지요. 친서민 중도실용을 내세우면서 부자감세와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의 해고를 거침없이 행하는 정부와 자본이 사실은 비관자살의 배후입니다. 그들은 죽지도 않은 4대강을 살려야 한다고 우기면서 죽어가는 사람들 살릴 생각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기는커녕 배고픈 아이들 밥그릇까지 뺏아버립니다. 결식아동 급식비 541억 전액을 아무렇지 않게 삭감해버리는 그들입니다.

비관자살자가 이렇게 늘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자본가와 정부가 책임져야 합니다.

지금 우리지역에서도 대림자동차가 293명의 해고 목표를 세워놓고 명퇴, 무급 휴직이라는 형태로 240여명(26일에 제가 전해 들은 상황)을 정리했고 47명의 해고를 놓고 협상 중이라고 합니다.

해고는 살인이라고 주장하는 노동자들의 표현을 과장이라고 생각할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쫓겨나면 우리를 받아줄 데라도 있는가, 우리는 더 악해져야 한다’며 해고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의 처지에 몰려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생활고를 비관하여 스스로 목을 매 죽은 영혼들은 이들의 소리가 과장이 아니라고 말해 줄 것입니다.

12월 12일자 매일경제 신문은 이런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한국형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표방한 `꿈에품에` 운동에 사회 각계각층에서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행사를 알리는 사고가 나간 뒤 꿈에품에 사무국과 매일경제신문에 참여하고 싶다는 사회 명사들 문의 전화가 이어졌다. `꿈에품에`는 어려운 이들의 소중한 꿈을 가꾸어주는 `가꿈사업`과 넉넉한 품으로 이들을 품어주는 `베풂사업`의 두 축으로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게 된다.

이번 꿈에품에 운동이 범국민 운동으로 확산돼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국내에 정착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매일경제 첫 보도 이후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등 건설업계 CEO들도 소외계층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며 참여 의사를 밝혔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소외계층을 보듬는 일은 사회 지도층이 앞서서 해야 할 덕목"이라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서 흔쾌히 돕고 싶다"고 밝혔다.

이기우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도 "나도 참여해 앞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고 싶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을 대량으로 잘라내는(이들도 노블레스다) 한편에서 노블레스(귀족, 특권층)를 자처하며 어려운 사람 돕겠다고 나서는(그들은 이걸 오불리주라고 생각하는 모양) 이 사람들에게 나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한국 같은 풍토라면 약간은 의아해할 단체가 1997년 미국에서 만들어졌다.
‘책임지는 부자’(Responsible Wealth)란 이 단체는 척 콜린스 전 코닥 사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콜린스는 변호사, 교수, 대기업 임원을 지낸 윌리엄 게이츠 시니어에게 공동
회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해 흔쾌한 동의를 이끌어냈다.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
장의 아버지다.
콜린스는 “게이츠 시니어가 처음 상속세 폐지를 막아야 한다는 말을 건
넸을 때 농담인 줄 알았다”며 놀라워했다.
게이츠 시니어는 상속세가 세상에서 가장 훌
륭한 세금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그는 “부자들이 계속 욕심을 부리면 미국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는 망한다. 부자를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부자가 계속 이어지도록 하자는 것”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다. 올해 쉰살인 콜린스도 이미 스물여섯살 때 상속재산 50만달러를 기부하면서 주목받았다.
‘책임지는 부자’의 회원 자격은 미국 내에서 연봉이나 순자산 기준으로 상위 5%에 들어야 한다. 현재 회원수는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츠 부자 외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조지 소로스, 석유왕 후손인 데이비드 록펠러 시니어, CNN 창업자 테드 터너, 인텔 명예회장 고든 무어 같은 부자들이 포함돼 있다. 배우 폴 뉴먼도 생전에 회원으로 활동했다. 이들의 주장은 상속세·주식배당소득세의 폐지 반대, 공평과세, 근로자들의 최저임금 인상,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확대, 최고경영자들의 연봉과 혜택 축소다. 이 단체는 민간 시민단체인 ‘공정경제연합’(UFE) 산하에 등록돼 있다.
1998년 이후 해마다 ‘공평과세 서
약’ 행사를 펼치고 부자들의 모임인 로타리클럽 회원들에게는 의식화 교육까지 벌이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2001년 5월 뉴욕타임스에 상속세 폐지 반대 광고를 실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독일의 일부 갑부들이 부유세 재도입 청원을 시작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필요하지 않은돈이 너무 많다”는 게 이유다. 이들은 앞으로 미국의 ‘공정경제연합’ 같은 단체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탈법·편법 상속을 대수롭잖게 여기고 출처가 불분명한 돈으로 해외 호화주택 매입에 바쁜 재벌들, 부자 감세를 종교처럼 신봉하는 한국의 정치지도자들이 이 소식을 들으면 무슨 생각이 들까 궁금하다」

- 경향신문, 김학순 대기자(2009-10-24)- 
 

「한나라당이 김상곤 흡집내기에 '올인'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김 교육감이

내년 지방선거 때 교육감으로 다시 도전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전동석 한나

라당 대변인은 "우리는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
김상곤표 무상급식'을

반대한다"고 공공연히 말해왔다」

-경기도교육감 선거는 이미 시작, 김상곤의 패는? - 오마이뉴스(2009-12-22)- 

이건 한나라당 출신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학교는 무료급식소가 아니다”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 나온 한나라당의 반응입니다. 

정말 걱정됩니다. 자본가들이야 돈을 위해서 사는 사람들이니 그렇다 치고 정치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이 모양이니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더 죽어나갈 지 모를 일입니다. 

제발, 사람 좀 죽이지 마라.

 

 

 

 

 

 

 

Posted by 비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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