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정권 시절에 사카린 밀수 사건이란 게 있었다.

1966년 5월 24일 삼성이 경남 울산시에 짓고 있던 한국비료가 사카린 2259 포대(약 55t)를 건설자재로 꾸며 들여와 판매하려다 들통이 났고 뒤늦게 이를 적발한 부산세관이 같은해 6월 1059 포대를 압수하고 벌금 2천여만 원을 부과한 사건이다. 

당연히 이 사건이 국회에서 정치문제화되었다.
독립투사 김좌진 장군의 아들이기도 한 김두한 한국독립당 의원이 국회 연단에 섰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배운 게 없어서 말은 잘 할 줄 모르지만, 다른 사람이 할 줄 모르는 행동은 잘 할 수 있습니다. 5ㆍ16 군사혁명을 일으킨 현 정권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또 국민의 참정권을 박탈하는 것 까지는 용서할 수 있으나, 전 국민의 대다수를 빈곤으로 몰아넣고 몇 놈에게만 특혜조치를 주고 있는 건 용서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이 여기 나왔다면 한번 따지고 싶지만 없으니 국무총리를 대통령 대리로 보고, 또한 총리와 장관들은 3년 몇 개월 동안 부정과 부패를 합리화한 피고로 다루겠습니다.” 

이윽고 김 의원은 연단 위에 놓여 있던 통을 들었다.

“이것은 재벌이 도적질해 먹는 것을 합리화시켜주는 내각을 규탄하는 국민의 사카린이올시다.” 김 의원은 갑자기 그 통을 국무위원석으로 냅다 집어던졌다. 

“똥이나 처 먹어, 이 새끼들아. 고루고루 맛을 봐야 알지.” 정일권(丁一權) 총리 등 국무위원들은 미처 피할 틈도 없이 인분을 뒤집어쓰고 말았다. 의사당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코를 찌르는 냄새가 의사당에 가득했다. 곧바로 정회가 선포됐다. 

그날 바로 정일권 내각은 이에 항의해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박정희(朴正熙) 대통령은 이 사건을 개탄하는 특별공한을 국회에 보냈다. 국민들은 모두 속시원하게 생각했지만 국회의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아무리 그래도 국회에서 그럴 수 있느냐”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결국 김 의원은 제명됐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인은 이런 사람이다.

 

 

Posted by 비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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